허리나 목이 아파 병원을 찾았을 때, 누군가는 도수치료를 권하고 또 누군가는 추나요법을 추천한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이름조차 낯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치료법이 실제로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다. 손으로 몸을 다루고, 통증을 개선하고, 뭔가 교정하는 느낌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적용 방식과 철학, 보험 적용 여부까지 전혀 다른 치료법이다. 이 글은 추나요법과 도수치료의 구조적 차이, 실제로 어떤 질환에 더 효과적인지를 비교 분석해 독자 스스로 선택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혼란스러울 수 있다. 어디서부터 질문해야 할지도 막막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나씩 차근히 정리해보려 한다.
추나요법: 한의학적 접근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보조기구를 이용해 척추나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는 수기 치료법이다. 경근(근육), 경락(에너지 흐름), 체형 불균형을 동시에 고려해 접근하는 방식으로,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한다.
보통 목 디스크, 허리디스크, 턱관절 장애, 일자목, 거북목, 체형 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에 적용되며,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 본인부담금이 1만~2만 원 선으로 매우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다.
추나요법은 한의사 면허를 가진 자만이 시술할 수 있으며, 국가에서 인증된 교육과정을 수료해야만 한다. 이는 시술자 간 기술력 편차를 줄이고,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기도 하다.
도수치료: 물리치료 기반 수기요법
도수치료는 의사의 진단을 기반으로 물리치료사가 직접 손으로 근육과 관절을 이완하고, 정렬을 교정하는 치료 방식이다. 근육 긴장을 줄이고 관절 가동성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하며, 서양의학적 이론에 기반해 개발되었다.
적용 대상은 허리 통증, 어깨 통증, 관절염, 수술 후 재활 등이고, 특히 물리적인 통증 원인을 기능적으로 교정하는 데 강점이 있다. 다만 도수치료는 비급여 항목인 경우가 많아, 1회당 5만~12만 원 선의 비용이 발생하며, 보험 적용 여부는 병원에 따라 다르다.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가 시술하며,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자격이 요구된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주로 활용되며, 스포츠 손상 회복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된다.
적용 질환과 실제 효과 비교
추나요법은 구조 불균형에서 오는 통증, 예를 들어 골반 비대칭, 척추측만, 턱관절 질환, 교통사고 후유증 등 복합적인 체형 문제에 효과가 있다. 단순히 통증만을 없애기보다는 인체의 구조 자체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도수치료는 운동 범위 회복, 관절 유연성 증가, 통증 감소 등 기능 개선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목이나 허리의 단순 근육 긴장, 거북목, 어깨 통증처럼 특정 부위가 뭉친 경우 빠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한의학회와 대한물리치료학회의 2024년 공동연구에 따르면, 3주간 주 2회 치료를 병행한 그룹은 각각 단독 치료군보다 통증 감소 속도가 1.4배 빠르다는 결과도 확인되었다. 즉 병행 치료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맺는말
결국 어떤 치료가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통증의 원인, 증상의 성격, 개인의 체형과 병력에 따라 맞춤형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방식에 더 잘 반응하는지를 알고, 치료자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병원을 고르기도 어렵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도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이 조금이라도 기준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픈 몸은 참고 사는 게 아니라, 회복을 위한 조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 시작점일 수 있다.